지나친 사람 우상화

옛적에는 돌이나 나무를 깎아 우상을 만들었다면 요즘은 사람으로 우상을 만든다. 부모가 자녀를
우상화하거나 연인이나 배우자를 우상시 하는 경우들을 흔히 보지만 특히 연예계나 프로스포츠계의
스타들을 보면서 사람을 우상화하는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걸 느낀다. "잘 한다"로 충분한데 숭배까지
한다. 현대의 사람 우상화가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될진 몰라도 분명한 사실은 그게 사람들
마음을 앗아가고 만물과 인류의 근원이신 하나님에게서 더 멀어지게 한다는 점이다.

재능은 칭찬받을 만하다. 뛰어난 노래나 연기 실력으로 사람을 감동시키고 즐겁게 해주니 찬사가 마땅하지만
그런 재능을 여왕, 황제, 별 등의 수식어를 동원해 우상의 위치에 올려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특정 인물의
우상화를 가벼운 재미 정도로 여길지 몰라도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우상에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것이다.

엔터테이너는 어디까지나 엔터테이너다.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에게 대중 오락은 필요한 위로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가진다. 잠시 즐기는 정도를 넘어 거기 취하기 시작하고 엔터테이너들의
말과 행동, 표정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도가 심해지면 그게 없이는 사는 맛이 없을 듯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그 영향력이 청년들에게는 더 강하게 작용한다. 이젠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사람 우상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연예계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성경에서 적그리스도에 대한 예언들을 본다.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큰 능력을 보이며 나타나는 이단의
교주일 것이라고 사람들은 짐작한다. 또 전 세계를 뒤흔들 정치혁명가일 수도 있고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재계의 거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연예계의 스타가 그 적그리스도로 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속화’는 이 시대 청년사역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고민하는 문제일 거다. 이 시대만큼 미디어가
발달했던 적이 없고 지금처럼 클릭 하나로 온갖 오락거리들을 접할 수 있던 때가 없었다. 활력 넘치는
청년들에겐 연예계나 스포츠계의 스타들이 에너지 발산의 대상으로 적격일 테지만 그래서 청년들이
스타들에게 쉽게 사로잡힌다. 그리고도 그 노예 된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

혹 교계에는 ‘사람 우상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진 않나. 사람을 얻는다는 게 영혼을 주님께 인도함보다
예배당을 채우기 위함일 수도 있고, 유명 부흥사나 찬양사역자의 모습이 부각되는 것도 잘 분별해야
할 일이다. 사람이 드러나면 하나님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자녀임을 고백하면서 시선과 마음이 사람에 매일 순 없다. 사람은 사람일 뿐이고 재능은 재능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잠시 있다 사라질 안개 같은 사람에게 마음 뺏길 일이 아니다.
오직 모든 존재를 있게 하신 하나님만이 영원하시고, 그분만이 우리의 참된 경배를 받으실 분이다.

Jung-Ho Sohn